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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 이후 중국에서 엔비디아의 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RTX 4090’의 가격이 2.5배 급등했다. 미국 정부가 저사양 AI 반도체에 대해서도 중국 수출을 제한한다고 발표하자, 엔비디아의 중국 맞춤용 GPU인 A800, H800 외에 RTX 4090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에 RTX 4090의 가격이 3만위안(4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소비자 판매가(1600달러)의 2.5배 수준이다. RTX 4090은 현존하는 PC용 그래픽카드 중 최고 사양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후 중국의 게이머와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7일 미국 상무부가 국 상무부가 저사양 AI 반도체까지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조치를 강화하자 RTX 4090도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지난 19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징둥닷컴 내 공식 사이트에서 RTX 4090 판매글을 내렸다. 또한 아수스, MSI 등 엔비디아의 중국 주요 하드웨어 파트너들도 각자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 중단으로 매물이 품귀 현상을 보이자 재고 제품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시장에서 RTX 4090의 갑작스러운 품귀 현상은 미국의 최근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의 광범위한 영향을 보여준다”며 “엔비디아가 공식 쇼핑몰에서 RTX 4090을 내린 후 중국 소비자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상하이의 한 컴퓨터 부품 판매업자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며 “RTX 4090은 현 단계에서 비디오 게임을 실행하는 데 다소 과한 수준이지만, 문의해오는 고객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사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는 지난 19일 새벽 RTX 4090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를 차단했다. RTX 4090 품귀 현상이 웨이보에서 화제가 되자 취한 조치다. 웨이보는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해당 주제 관련 콘텐츠를 노출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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